타츠미야 섬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. 전과 같은 일상… 그러나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과 같은 마음으로 일상을 지낼 수는 없었다. 처음 며칠은 또 다시 페스툼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잠도 제대로 이룰 수 없었다. 전과 같은 평화가 돌아왔지만,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다. 그리고 그 또한. “카즈키군.” 토오미의 목소리가 들려 와, 카즈키는 뒤를 돌아보았다. “또 여기에 있었구나. 눈도 잘 안 보이면서…” “괜찮아.” 다시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보는 카즈키의 표정에는 단호함이 담겨 있었다. 요즘 카즈키는 오전에 치료를 받고 오후부터는 계속 이 산의 정상에 앉아 잘 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. 토오미는 카즈키의 옆에 앉아 입을 열었다. “있잖아, 카즈키군.” “응?” “미나시로군도 여기에 온 적이 있어.” “그래?” “응… 카즈키군이 본 걸 미나시로군도 보고 싶다고.” 카즈키가 입술을 꾸욱 깨물었다. “그러니까 카즈키군. 미나시로군이 돌아와서 또 다시 카즈키군이 본 걸 보려면, 카즈키군의 눈이 빨리 나아야 한다고 생각해.” 카즈키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이 없었다. 꽉 쥔 주먹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. “…응.” 다음 날부터 카즈키는 눈의 치료에만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다. 소우시가 돌아왔을 때 그의 얼굴조차 보이지 않는 건 카즈키 자신이 싫었다.
----- 090816 카즈키는 돌아와서 소우시가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오곤 했던 언덕 위에서 그를 기다릴 것 같습니다. 그 곳에 앉아 기다리면서 한결같이 생각한건, 소우시에게 마음으로 외친 건 바로 '나는 여기에 있어'라는 말이 아닐까요. 자신은 여기에 있으니 빨리 자신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달라는... 또한 미래 일러스트에서 카즈키의 눈 색이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기 때문에 아마 눈 치료에 매진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. 자신이 기다리는 곳으로 소우시가 돌아올 건데, 보이지 않는다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할 것 같아요.